Old Shanghai



— 처음 만난 날, 윤주의 첫 인상 —

처음 봤을 때 기준이 높고
까다롭고 예민한 뉴요커로 보였다.
쌀쌀맞고 콧대가 높아 웬만한 남자는
잘 안 만날 것 같아 보였다.

큰 걱정이나 고민 없이
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였는데,
얘기하는 걸 들어보니 생각이 깊고
다양한 경험을 해본 느낌이었다.

나는 원래 낯을 가려서
그날 그냥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들을
듣기만 했는데,
윤주는 장난도 잘 치고 말도
너무 재미있게 잘하는 웃긴 누나였다.
몇 시간 동안 아무 말 없이 가만히
듣고만 있었는데도 즐거웠던 하루로 기억한다.



— 운섭이 일기 중 —